아주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했다. 내 핸드폰은 아이폰 11프로. 게다가 중간에 배터리 교체도 안 했으니 밖에 나가서 사용하면 급속도로 배터리가 사라진다. 그럼에도 귀찮다고 보조배터리는 또 사용 안 하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오랜만에 전시를 보러 삼청동으로 떠났다. 고작 한 달여 만에 왔는데도 타이밍을 놓쳐서 못 본 전시도 있어서 너무 아쉬웠다. 다행히 어제까지인 전시들도 놓치지 않고 봐서 제법 기분이 좋았던 그런 하루.
아직 4월 중순이면 봄인데 날씨가 한여름이었다. 혹시나 해서 반팔티에 셔츠를 걸쳐 입고 나왔는데 평소처럼 맨투맨을 입고 나왔다면 아마 쪄 죽지 않았을까. 주말엔 사람이 복작거려서 잘 안 움직이려고하는편인데 뭐 어쩌다보니 주말에 나오게 되었다. 광화문은 시위로 시끄러웠고 어서 벗어나고 싶었다. 원래 시청 근처 두손 갤러리에 들렀다가 마을 버스타고 경복궁 쪽으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시위 때문에 버스도 못 타서 더위에 지친 채로 걸어갔다. 잠시 고궁 박물관에 들러서 노트북이 든 가방을 잠시 넣어두고 전시를 즐겼다.
좀 더 어렸을 때 이런걸 더 즐겼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매번 든다. 이래서 뭔가 계속 공부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는 동력이 되는 거 같다. 해보고 마음에 안 들면 금방 취향을 알게 되서 좋은거구, 좋은 걸 미리 알면 일찍부터 나의 취향을 하나 둘 쌓아갈 수 있는거니까.
아무튼 전시를 열심히 보다보니 배터리가 5퍼센트 미만으로 떨어져서 시간도 다섯시가 다 되어갔고 일단 오늘의 전시를 여기까지 보기로 했다. 다행히 노트북은 배터리가 있으니까 핸드폰이 꺼지기 전에 찾아뒀던 카페 이름을 생각하고 노트북으로 위치를 봤다. 두 군데를 봤는데 대략적으로만 위치를 봐서 내가 제대로 찾아갈 지, 나의 기억력이 어떻게 될 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폰도 꺼졌겠다 일단 떠나보는 수 밖에 없었다.
찾아본 두 곳의 카페는 삼청동 꼭대기에 위치해있는데 평소 자주 가는 루트는 아니었다. 삼청동에 있는 한미 미술관 가는 길목인데 일단 한미 미술관 자체를 자주 가진 않으니까. 아무튼 맨 처음 목적지인 곳을 향해 가면서 아 길 가는 사람에게 휴대폰을 빌려서 검색을 해야하나 하는 고민을 하던 와중에 카페 밤을 먼저 발견했다. 근데 일단 처음 찾아 본 곳 부터 가보고 싶어서 발길을 계속 했다.
긴가 민가 하던 중에 사진상으로 봤던 외관으로 이 곳이구나! 했고 너무 반가웠다. 일단 목이 말랐고 가방도 무겁고 지쳐있었기 때문에. 근데 아쉽게도 인테리어도 예쁘고 좋지만 콘센트는 없어 보였다. 나의 주 목적은 콘센트였으니까. 그래서 아쉽게도 다음번에 배터리가 전부 여유 있을 때 와봐야겠다 생각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몇 번 이 곳을 지나가곤 했지만, 처음 보는 기분. 심지어 근처 스타벅스에도 종종 갔었는데 시작은 낯설었다. 근데 들어서자마자 딱 내가 좋아하는 뭔가 우디하고 블랙 인테리어인 곳. 우선 한바퀴 쓱 돌아봤는데 역시나 콘센트가 없었다. 그치만 난 이곳이 너무 마음에 들었구 일단 너무 지쳐서 결국 혹시 콘센트 있는 자리는 저기 구석 뿐이냐고 물어보니 자리에 앉으면 콘센트를 이어준다고 하시는거다. 그래서 안심을 하고 일단 짐을 풀었다. 보니까 야외 자리도 있는 거 같은데 나는 노트북 할거니까, 그리고 꺼진 휴대폰도 충전해야 되었기 때문에 처음 마음 먹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니 조금 떠드는 사람들이 있긴했지만 이상하게 귀에 거슬린다는 기분은 안 들었다. 넓직하게 자리가 있는 것도 좋았구 일단 토요일 주말 저녁인데도 그다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조용하고 사람 적은걸 선호하는 내 입장에서는 아주 최적의 장소였다. 시그니처 음료로 밤이 들어간 음료가 있었던거같은데 일단 목이 말랐기 때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조그만 브레드류를 시켰다. 근데 배고파서 그랬던걸까? 데워주셨는데 아니.. 너무 맛있었다. 사실 뭔지 모르고 별 기대 없이 시켰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감동! 게다가 목이 타서 그랬는지 커피도 어느새 슥- 다 비웠다.
게다가 노트북과 휴대폰 충전도 빵빵하게 하고 나니 마음이 얼마나 느긋해지던지. 아마 사람들이 이 위쪽까지는 보통 잘 안 올라오니까 손님이 적은걸지도 모르겠다. 포크와 칼도 시크하게 블랙이고, 음료 트레이도 블랙. 테이블도 블랙. 아주 마음에 쏙 든다. 사장님이 너무 친절해서 좋았고, 사람들이 계속 들락날락했지만 전혀 거슬리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그것도 되게 신기했다. 원래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거나 사람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소란스럽고 시끄러워져서 좀 짜증나게 되는편인데 이 곳은 신기하게 되게 마음이 편안하고, 사람들이 떠들리는 게 귀에 거슬리지 않는 그런 신기한 공간이었다. 갤러리 카페라고 하는데 작품은 몇 개 안 보였다.
아무튼 종종 노트북 들고와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그런 공간. 보통은 매일 스타벅스 가니까 가끔 빵이 맛있거나 커피가 맛있거나 인테리어가 멋진 곳을 찾아 나서곤 하는데 이 곳은 정말 노력을 거의 들이지 않고 수확한 좋은 카페.
만약 노트북을 하는데 조금 한적하고, 시끄럽지 않길 바란다면 이 곳이 정말 최적의 장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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