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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전시

10월에 가볼만한 전시 교보아트스페이스 - 손으로 한 줄, 마음을 적다

by 휘바휘바라이프 2024.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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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서 오랜만에 도서계에 훈풍이 불었다고하죠? 100만 부나 팔렸다고 하니 참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연간 독서양은 성인 기준 3.9권이라고 하던데 이번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니 그동안 평소에 책을 읽지 않았던 사람들 조차 많이 구매한 것처럼 보입니다. 저도 의식적으로 책을 읽으려고 하지만, 막상 또 이게 쉽지만은 않더라구요. 피곤하다는 이유로 출퇴근 길에 짬짬이 읽어보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읽지는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주위에 보면 독서 또한 양극화가 심한 분야 중 하나처럼 보입니다. 아예 책을 1권도 안 읽거나, 아니면 엄청나게 다독을 한다든가. 저는 책 읽는 속도 또한 느려서 한 달에 마음 같아선 적어도 4권씩은 완독하고 싶으나 겨우 2권씩 읽어내고 있습니다.



 
저는 밀리의 서재를 이용한 이후에는 종이책을 구매하는 횟수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전보다 휴대폰이나 디지털 매체로 읽는 전자책에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종이책이 눈도 덜 피로하고, 뭔가 그 종이책 만의 감성을 잃지는 못 하겠더라구요. 그러던 차에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니 책을 사서 읽고 싶어졌습니다. 사실 한강 작가님에 대해선 제가 좋아하는 방탄소년단의 알엠이 소년이 온다에 대해 언급했던 적이 있기에 한강 작가의 존재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다른 읽어야 할 책들도 쌓여가고 있어서 뒤로 미루고 있었는데 겸사겸사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이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고 교보문고 광화문 점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 없더라고요. 뉴스기사로 드물게 교보문고에 줄 까지 서는 진풍경 때문인지 책은 볼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우연찮게 정보 없이 맞닥뜨린 교보아트스페이스의 전시는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들 손글씨 써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나시나요? 저만 해도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진 이후론 제 글씨체가 갈수록 못 생겨지기도 하고 더 편하게 작성할 수 있는데, 굳이 손으로 쓰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손글씨를 작성한 지가 오래 되었는데 교보아트스페이스에 참 적절한 전시가 열렸습니다.
 



제 10회 교보손글씨대회 수상작 전시 였는데요, 저는 교보손글씨대회가 있는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교보문고에는 종종 들렸지만 이런 대회가 있는지는 전혀 몰랐는데, 다들 어떻게 알고 참여한걸까요? 아마 책 읽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마음에 쏙 들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추리고 추려서, 아동, 일반인, 청소년, 외국인 부문으로 나뉘어져 전시가 되어있는데 하나하나 다 읽어나가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비록 한강 작가님의 책은 만나지 못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를 본 것 만으로 제법 마음이 행복했습니다.


 
다들 어쩜 이리 명필들이 많은지, 글의 내용들도 너무 좋았지만 가지각색의 글자모양들을 보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저야 제 글씨체가 못 생겨서 싫어하지만 못 생긴것 또한 하나의 독특함으로 여기면 좀 사랑스럽게 느껴지려나요.
 
손글씨들을 보는 것도 재밌었지만, 아직 제가 읽어보지 못 했던 책 구절을 읽으며 이 책 읽어보고 싶다. 하는 새로운 책을 알아가는 재미까지 누릴 수 있는 그런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가끔은 눈가에 물이 고이게 하는 그런 글귀들도 있었구요. 
 
그 중 인상 깊었던 건, 외국인 부문에서 모하메드 호세이파라는 분의 손글씨였습니다. 안중근의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내용을 손글씨로 적었는데요 한국인인 저조차 잘 구사하지 못한 궁서체를 멋지게 적어내렸더라구요. 어찌보면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무뎌지고 식상하거나, 잊혀진 것들 또한 외국인의 시선에서 본 우리의 것들을 재인식 하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반인 부문에서는 94세 연세의 신한이 할머니의 글이 인상 깊었습니다. 아마 저 연세의 분들은 한글을 배우지 못해 느지막히 배우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아마 그런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기자기하거나 예쁜 글씨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투박함에도 그 안에 내용에 더 마음에 스며들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고생을 지켜보며 자란 나는 일찍 철이들어 애어른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부모님의 손길이 그리운만큼 어른스럽게 굴었다.

 
이러한 내용이었는데요, 아마 책을 읽고 본인의 마음에 든 구절을 적으신거겠죠?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부모님의 사랑과 손길을 갈구하는 건 어쩔 수 없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고단했을지도 모를 할머니의 어린 시절이 생각나서 뭉클했었습니다.


 

청소년 부문은 좋은것들이 너무 많아서 하나 꼽기 정말 어려웠습니다. 전시는 10월 30일까지 진행되오니 일과가 끝난 후 교보문고 광화문 점에 가서 손글씨 수상작들을 감상해보는 건 어떠실까요?


 
교보문고에 참 잘 어울리는, 오랜만에 다양한 손글씨를 접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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